[단독] '진주 편의점 폭행' 가해자, 피해자에 자살 협박 "죽어 없어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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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소실·치아손상 등 손해배상 기피…피해자, 기왕증 기여도 판정 위해 수백만 원 지출해야
"머리가 짧으니 페미니스트"라며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폭행해 청력소실 등의 피해를 입힌 '진주 편의점 폭행' 가해자가 자살 협박을 통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과거 병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해 피해자가 기왕증 기여도 판정에 수백만 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3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진주 편의점 폭행 피해자 A 씨는 지난 1월 25일 교도소에 복역 중인 가해자 B 씨에게 반성문을 받았다.
B 씨는 반성문을 통해 자신이 현재 교도소에서 제과제빵 직업훈련을 받고 있으며, 빵을 구워 아동기관에 기부하는 등 과거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A 씨에게 저지른 폭행을 반성한다며 용서를 구했다.
동시에 B 씨는 자신이 A 씨에게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금을 감액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반성문 말미에 "이 죄인이 죽어 이 세상에서 없어지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조금만 자비를 베풀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A 씨가 손해배상금을 감액해 주지 않으면 자신은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A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B 씨의 폭행으로 인해 왼쪽 청력이 저하돼 평생 보청기를 착용하게 됐다. 치아가 흔들려 의치로 교체해야 했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또한 겪게 됐다"며 "한동안 정신과에 입원했었을 만큼 충격이 큰 사건이었고, 지금도 후유증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오는 11월 출소 예정인 B 씨가 사회에 복귀해서 해코지할까 두려운데, 배상은 피하면서 자살 협박으로 느껴지는 내용을 담은 반성문까지 보내 더욱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반복되는 2차 가해에 너무 지치고 괴롭다"고 호소했다.

▲'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당시 편의점 내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캡쳐. ⓒ연합뉴스 지난해 5월 A 씨는 B 씨의 폭행으로 인해 각종 피해를 겪고 있다며 3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 씨 측은 A 씨의 과거 병력을 문제 삼아 그가 겪고 있는 피해에 대한 책임을 줄이려 했다. 재판 과정에서 의료기록 전반 제출을 요구해 재판부가 제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B 씨 측은 또한 출소 후 전과자 신분으로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어려울 테니 청구받은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 1월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B 씨가 A 씨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B 씨 측은 이마저 낼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A 씨는 B 씨 측이 계속해서 과거 병력을 문제 삼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기왕증 기여도 판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왕증 기여도 판정은 사건사고로 인한 손해가 기존 병력과 경합할 때 의학적 감정 등을 통해 기존 병력의 기여도를 추정하는 절차다. 기왕증 기여도에 따라 가해자가 내야 하는 배상액은 달라질 수 있다.
A 씨는 "과거 이명 증세를 겪은 것과 치석 제거를 한 것을 이유로 보청기 착용과 치아 손상이 폭행 때문만이 아니라고 주장해 황당한 마음"이라며 "기왕증 기여도 판정을 받으려면 전문 감정비로 수백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도저히 낼 수 없는 금액이라 무척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다시 폭행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A 씨를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진행 중이다. A 씨 법률대리인인 이경하 변호사 명의의 모금 계좌에 후원하면 A 씨의 폭행 피해 입증 및 생계비 지원을 위해 쓰인다.
여성의당은 모금 운동을 알리며 "여성혐오에 찌든 가해자의 끔찍한 폭행이 없었다면 A 씨는 이토록 억울하게 일상을 빼앗길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혹독한 재판 과정을 이겨내고 가해자로부터 응당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모금에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했다.
B 씨는 폭행을 말리던 50대 남성까지 모조리 폭행해 큰 부상을 입혔다. B 씨는 특수상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2024년 12월 대법원은 그에게 항소심에서 선고한 징역 3년형을 확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편견에 기반한 것으로 비난받을 만한 범행동기를 갖는다"고 판시했다. 이는 여성혐오가 한국에서 최초로 범행동기로 인정받은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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