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물길에 벌떼 고속정·기뢰… 美 화력에도 버티는 '호르무즈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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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물길에 벌떼 고속정·기뢰… 美 화력에도 버티는 '호르무즈 요새'
압도적 전력의 美도 고전, 왜
서보범 기자
입력 2026.03.13. 00:48
업데이트 2026.03.13. 17:52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12일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각),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사하며 “(인근) 민간 항만의 시민들은 즉시 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이라크 영해의 유조선과 오만의 항구까지 무차별 타격하며 전선을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략 요충지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해·공군력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한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통제권 조기 장악에는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해운업계의 호위 요청에도 “피습 위험이 높다”며 거절하고 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전력이 여전히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이 일대의 독특한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12일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각),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사하며 “(인근) 민간 항만의 시민들은 즉시 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이라크 영해의 유조선과 오만의 항구까지 무차별 타격하며 전선을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략 요충지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해·공군력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한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통제권 조기 장악에는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해운업계의 호위 요청에도 “피습 위험이 높다”며 거절하고 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전력이 여전히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이 일대의 독특한 지형과 기뢰와 소형 고속정을 앞세운 이란의 비대칭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항로는 양방향 각각 3㎞
호르무즈 해협은 수로가 좁고 복잡한 ‘천혜의 요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9㎞인데, 암초가 많고 수심이 얕아 실제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항로는 양방향 각각 약 3㎞에 불과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같은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이 일대를 꾸준히 군사화해 왔다. 산악지형이 많은 남부 연안 반다르아바스 일대 곳곳에 선박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배치해놨고 아부 무사, 케슘, 라락 등 주변 섬에도 감시 장비와 미사일 기지를 구축했다. 언제든 항로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군이 해협을 장악하려면 인근 섬과 연안을 연계한 이란 방어망을 완전히 제거하고 지속적인 감시·정찰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이는 제공권을 쥔 상황에서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좁은 해협에 ‘수중 폭탄’ 더해지면 난공불락
호르무즈 해협이 특히 까다로운 이유는 좁은 수로에 기뢰까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뢰는 선박을 파괴하거나 항로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소형 선박이 2~3개씩 해상에 설치하는데, 넓은 바다보다 좁은 해협에서 훨씬 위협적이다. 이란은 기뢰 약 2000~6000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30만톤급 유조선까지 폭파할 수 있는 위력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이란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격침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민간 선박으로도 소량의 기뢰는 설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뢰는 일단 설치하면 소해(제거 작업)에 수주가 소요된다”며 “특히 부유식 기뢰는 조류를 따라 흘러다니기 때문에 민간 선박을 활용해 몇 개만 풀어두면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대단하지 않은 무기가 지형적 특징과 맞물려 치명적 공격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소형 고속정 벌떼 전략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모습. 지난 2월 이란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사진이다./EPA 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모습. 지난 2월 이란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사진이다./EPA 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전통적으로 활용해 온 또 다른 비대칭 전술은 ‘스웜(swarm·떼) 전술’이다. 대형 함정 중심의 정규 해전 대신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소형 고속정 다수가 동시에 접근해 선박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란 해군 전력은 미국의 공습으로 상당 부분 약화했지만, 소형 함정 전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태국·일본·라이베리아 등 16척 이상의 상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반면 이란은 전쟁 발발후 최소 1170만 배럴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최첨단 정찰·감시 자산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해상권을 곧장 장악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국은 해협과 그 일대 혁명수비대 기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수상한 움직임이 발견되는 즉시 공습한다”면서도 “모든 해역을 사각지대 없이 완벽하게 정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특히 재래식 무기를 탐지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강수 한성대 국방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정찰·감시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군이 해상 작전에 나서는 순간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전술적 승리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차린 이란이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말했다.
좁은 물길에 벌떼 고속정·기뢰… 美 화력에도 버티는 '호르무즈 요새'
압도적 전력의 美도 고전, 왜
서보범 기자
입력 2026.03.13. 00:48
업데이트 2026.03.13. 17:52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12일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각),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사하며 “(인근) 민간 항만의 시민들은 즉시 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이라크 영해의 유조선과 오만의 항구까지 무차별 타격하며 전선을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략 요충지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해·공군력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한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통제권 조기 장악에는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해운업계의 호위 요청에도 “피습 위험이 높다”며 거절하고 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전력이 여전히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이 일대의 독특한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11일 이라크 바스라 인근 코르 알 주바이르 항에 정박중이던 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여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12일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각),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사하며 “(인근) 민간 항만의 시민들은 즉시 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이라크 영해의 유조선과 오만의 항구까지 무차별 타격하며 전선을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략 요충지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해·공군력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한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통제권 조기 장악에는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해운업계의 호위 요청에도 “피습 위험이 높다”며 거절하고 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전력이 여전히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이 일대의 독특한 지형과 기뢰와 소형 고속정을 앞세운 이란의 비대칭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항로는 양방향 각각 3㎞
호르무즈 해협은 수로가 좁고 복잡한 ‘천혜의 요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9㎞인데, 암초가 많고 수심이 얕아 실제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항로는 양방향 각각 약 3㎞에 불과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같은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이 일대를 꾸준히 군사화해 왔다. 산악지형이 많은 남부 연안 반다르아바스 일대 곳곳에 선박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배치해놨고 아부 무사, 케슘, 라락 등 주변 섬에도 감시 장비와 미사일 기지를 구축했다. 언제든 항로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군이 해협을 장악하려면 인근 섬과 연안을 연계한 이란 방어망을 완전히 제거하고 지속적인 감시·정찰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이는 제공권을 쥔 상황에서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좁은 해협에 ‘수중 폭탄’ 더해지면 난공불락
호르무즈 해협이 특히 까다로운 이유는 좁은 수로에 기뢰까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뢰는 선박을 파괴하거나 항로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소형 선박이 2~3개씩 해상에 설치하는데, 넓은 바다보다 좁은 해협에서 훨씬 위협적이다. 이란은 기뢰 약 2000~6000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30만톤급 유조선까지 폭파할 수 있는 위력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이란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격침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민간 선박으로도 소량의 기뢰는 설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뢰는 일단 설치하면 소해(제거 작업)에 수주가 소요된다”며 “특히 부유식 기뢰는 조류를 따라 흘러다니기 때문에 민간 선박을 활용해 몇 개만 풀어두면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대단하지 않은 무기가 지형적 특징과 맞물려 치명적 공격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소형 고속정 벌떼 전략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모습. 지난 2월 이란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사진이다./EPA 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모습. 지난 2월 이란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사진이다./EPA 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전통적으로 활용해 온 또 다른 비대칭 전술은 ‘스웜(swarm·떼) 전술’이다. 대형 함정 중심의 정규 해전 대신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소형 고속정 다수가 동시에 접근해 선박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란 해군 전력은 미국의 공습으로 상당 부분 약화했지만, 소형 함정 전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태국·일본·라이베리아 등 16척 이상의 상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반면 이란은 전쟁 발발후 최소 1170만 배럴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최첨단 정찰·감시 자산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해상권을 곧장 장악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국은 해협과 그 일대 혁명수비대 기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수상한 움직임이 발견되는 즉시 공습한다”면서도 “모든 해역을 사각지대 없이 완벽하게 정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특히 재래식 무기를 탐지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강수 한성대 국방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정찰·감시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군이 해상 작전에 나서는 순간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전술적 승리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차린 이란이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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